풀반지 블로그: 정전 멈춰! Legrand KEOR SP 800 UPS 리뷰

최근 3~4년 동안 정전이 1~2번 있었던 거 같은데 얼마 전에 1초정도 되는 정전이 5분안에 무려 3번이나 일어났다. 잃을게 55TB나되서 그런가 갑자기 걱정이 씨게 와서 UPS를 좀 알아봤다.

어떤 UPS를 사야 잘 샀다고 소문이 날까?

고민했던 제품은..

EATON Ellipse ECO 650 USB DIN (650VA 400W 146,400원)

가격은 르그랑 KEOR SP 800보다 16,400원 더 비싼데 출력 전력이 80W 더 낮다. 부피는 더 작아서 좋지만..

호환 배터리 : 로케트 ES7-12 (12V 7AH, 13,330원), 교체 난이도 아주 쉬움

크기 (높이x너비x깊이 (cm)) : 26.3 x 8.1 x 23.5

부피 : 5,006cm³

APC BX950MI-GR (950VA 520W 145,000원)

가격대비 스펙이 제일 좋은것 같다. 하지만 배터리 자가 교체가 불가능한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메뉴얼에도 교체 불가능이라고 나와 있고 아마존 해외 리뷰를 읽어봐도 배터리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리뷰가 많다. 도대체 내부 구조가 어떻길래 그런 건지 궁금하다. 이것도 스팀덱처럼 스펙에 비해 싸게 팔아서 점유율 높이고 배터리 장사 하려는 건가?

정품 배터리 : APC RBC17(12V 9AH, 66,000원), 셀프 교체 불가능하고 AS보내야 한다.

크기 (높이x너비x깊이 (cm)) : 16 x 12 x 35.5

부피 : 6,816cm³

LEGRAND KEOR SP 600 (600VA 360W 90,000원)

르그랑 KEOR SP 800과 비교하면 출력 전력이 120W 더 낮고 배터리 용량도 조금 더 작다. 배터리는 로케트 호환 연축전지로 자가 교체 가능해서 유지비는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는 정전이 잦은 것도 아니고 NAS 소모 전력도 얼마 안되서 600VA로도 충분히 커버 되고도 남지만 르그랑 KEOR SP 800과 케이스 크기가 같아서 보급형 다운그레이드 제품을 사는 느낌이라 내키지가 않았다. 부피가 조금이라도 더 작았다면 이거 샀을텐데..

호환 배터리 : 로케트 ES7-12 (12V 7AH, 13,330원), 교체 난이도 쉬움

크기 (높이x너비x깊이 (cm)) : 13.8 x 12 x 33

부피 : 5,465cm³

아무튼 그래서 Legrand KEOR SP 800 (800VA 480W 130,000원)을 샀다.

프랑스 감성

일단 받자 마자 잘 작동 되는지 테스트

잘 작동한다.

전원을 차단해서 배터리로 작동 중 일때는 비프음이 두 번 울리고 노란 LED가 들어온다. 약간의 고주파음도 들린다. 설명서를 보니 LED바가 배터리 남은 상태에 따라 5단계로 켜지고 지속적인 과부하로 꺼졌을 때나 고장일 때는 빨간LED가 켜진다고 한다.

여기 환기 구멍 하나 허투루 내지 않고 디자인해서 패턴 넣고 한쪽 모서리만 라운드 처리 한 것 좀 보세요.

사실, UPS 그까짓 거 1년에 한 번 이나 일 할까 말까 해서 보통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 할 뿐이다. 눈에 잘 띄는 곳에 둘 거라면 디자인을 보고 사야 하는 거 아닐까 싶다. 다른 UPS 디자인을 보면 전부 다 투박해 보이는데 그래도 이건 산업 디자이너가 공들여서 디자인한 세련된 느낌이 있다.

분해는 못 참지

안에 구조랑 배터리 교체 난이도는 어떤지 궁금해서 참을 수 없기 때문에 바로 분해해 보았다.

왼쪽면에 나사 4개를 푼다.

뒷면에 나사 3개도 푼다. 220v 콘센트가 하나 밖에 없어서 부족하면

C14타입 멀티탭을 이용하면 된다. 용도를 알 수 없는 1A 출력 USB포트도 하나 있다.

하얀색 케이스에 무거운 배터리가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검정색 케이스가 위로, 하얀색 케이스가 아래로 향하게 뒤집어서 케이스를 위로 들어내면 쉽게 분리된다. 안쪽에 배터리 거치대 나사 4개를 푼다.

배터리가 무거우니 아령 든다는 느낌으로 조심히 빼내면 된다.

MS9-12 12V 9AH 20HR 라는 MHB 중국산 배터리가 들어있고 크기는 151mm x 65mm x94mm 이다. 터미널 모양이 F1(187)과 F2(250)가 있는데 뭔지는 모르겠다. (다시 분해해서 터미널 모양을 직접 봐야 알 수 있는데 귀찮아서..)

작은 게 F1(187), 큰 게 F2(250) 터미널이다.

F1을 F2로 바꿔주는 아답터

F2를 F1으로 바꿔주는 아답터

ROCKET ES 9-12 (12V 9AH)

CSB HR1234W F2 (12V 9AH)

아마 로케트 ES 9-12 (19,000원)나 APC UPS에 OEM으로 납품되는 CSB HR1234W F2 (30,000원)로 교체하면 될 것 같다. 자세한 건 약 3~5년 후 배터리 교체할 때가 되어봐야 알 수 있다.

USB 드라이버 설치하는게 이렇게 힘들어도 되나.. 세팅전 지글지글..

아직 까지 ElementaryOS(리눅스 배포판 중의 하나) 자작 NAS를 쓰고 있기 때문에 리눅스용 USB 드라이버? UPS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한다.

Network UPS Tool(NUT)을 설치하면 되는데 분명히 사기 전에 호환성 리스트를 확인했지만 별 짓을 해봐도 USB 인식이 안되서 설치가 안된다. LEGRAND 공식 홈페이지에서 받을 수 있는 리눅스용 UPS Communicator를 설치해도 안되는 건 마찬가지..

결국엔 QEMU-KVM 윈도우10 게스트 OS에 USB를 패스스루로 세팅해서 해결했다. 이렇게 어렵게 UPS 소프트웨어를 설치한 이유는 정전 됐을 때 NAS를 자동으로 시스템 종료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게스트 OS인 윈도우10에서 시스템 종료 명령을 내려도 윈도우10만 종료될 뿐 호스트 OS(elementaryOS)는 종료되지 않아서 NAS는 꺼지지 않는다.

이벤트 설정에 시스템 종료 명령이 내려졌을 때 할 일 리스트에 호스트 OS의 IP주소로 시스템 종료 명령어를 보내라고 추가하면 된다. 물론 그렇다 해도 호스트 OS에서 듣보잡이 보낸 시스템 종료 명령을 허용할 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리눅스용 UPS Communicator를 설치해서 이 IP주소에서 보낸 명령은 실행해도 괜찮다는 뜻인 화이트 리스트에 게스트 OS인 윈도우10의 IP주소를 추가해야 한다. 만약 하나의 UPS에 NAS와 PC를 둘 다 연결하거나 NAS는 USB 연결 기능이 있는 UPS를 쓰고 PC는 USB 기능이 없는 UPS를 사용한다면 이렇게 세팅하면 될 것이다.

세팅은 이렇게

대충 정전 됐을 때 배터리 예상 남은 시간이 15분 정도밖에 안 남았다면 시스템 종료를 하고 그 후로 15분 뒤에는 UPS 전원도 끄고 복구 되면 1분 후에 UPS 전원을 켜 달라는 내용

처음에는 이렇게 설정했었지만 Enable UPS shutdown 옵션은 주의가 필요하다. UPS Communicator 프로그램에서 배터리 남은 시간이 15분 밖에 안 남아서 시스템 종료 명령이 내려졌더라도 정전에서 복구 되면 15분후에 UPS 전원도 끄라는 명령은 취소 되는 게 상식적이다. 그런데 취소되지 않고 예정대로 그냥 꺼져 버린다. (사용자가 중간에 직접 UPS 전원을 켰더라도 그냥 꺼진다.) 그리고 시스템 종료 명령은 UPS Diag Monitor 프로그램으로 다른 PC에서 원격으로 접속해서 보낼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15분 후에 UPS 전원이 무조건 꺼진다. 르그랑은 시가총액 30위 안에 드는 유명한 프랑스 기업으로 아는데 이렇게 허술하게 프로그래밍을 했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 시놀로지 NAS 유저라면 그냥 DSM 제어판에서 설정 가능해서 어설픈 윈도우용 프로그램 안 써도 되니 상관 없긴 하다.

메일 알림은 대충 이렇게 영어로 온다.

소비 전력

UPS 소비 전력은 완충 상태일 때는 10w, 충전 중 일 때는 30w 정도다. UPS에 NAS, 모뎀, 공유기, 스마트 초인종을 연결했고 대략 50w정도 소모하는데 46분 정도 버틸 수 있다고 나온다. Current load가 10%인데 480w의 10%니까 현재 소모 전력은 48w정도라고 유추할 수 있다.